1.
디카가 사망하셔서 스마트폰을 샀다. 이렇게 문명의 끄트머리를 더듬어가는 거.
해갈이라도 하는 모양 사진을 찍어내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온갖 세간붙이로 휴대폰이 그득해지고서야 루팅이란 걸 했다. 카메라도 무음으로 설정하고, 한겨레 가판대와 이오타라는 메모장을 비롯해 몇 가지 앱도 설치하고.
맛폰과의 첫 하루는 그렇게 총총.
2.
진통제 두 알로 생리통을 맞이한다. 통증이 가라앉고 여느 때처럼 정신이 아물아물 흐려진다. 이런 걸 보면, 감각의 영역 변두리 어디쯤 내 몸 한 조각이 주먹을 부르쥐고 통증을 견뎌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진다. 유달리 시장기가 이르게 내려앉고, 곤한 눈꺼풀을 밀어 올릴수록 눈자위가 점점 더 떼꾼해지는 걸 보면.
3.
음악을 듣다가 두 정거장이나 지나쳐 내렸다. 한 번에 하나씩 하지 않으면 이도저도 못하긴 하지만, 버스 타는 게 뭐라고. 여하간, 여자들이라고 죄 멀티태스커는 아니라고. -_-
4.
W가 이 집으로 들어온 이래 처음으로 다투었는데, 민망하리만치 서둘러 화해를 해버렸다. W도 나도 짐짓 고집스레 투명인간 놀이를 하거나 신경전 벌이며 감정소모를 하는 데는 취미가 없어진 것 같다. 정력적인 자존심 대결이 사치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우리의 손과 발이 분주한 탓이겠지(요즘 기특하게도 시곗바늘에 걷어차여 가며 몸을 놀리지 않고 있다. 내가 먼저 재게 움직인다. '새해'라는 약발에 어찌나 거나하게 취했던지 피로감조차 게으름만큼 달콤할 지경이다). 곧 연휴라서 화해하지 않았더라면 싸늘한 공기와 더불어 서로의 존재감을 버거워하며 사흘 내리 동고동락해야 할 터였다. 우리는 피차가 외출하지 않으리란 걸 계산에 넣었을 것이고, 그래서 잠들기 전 조금쯤 불순한 마음으로 해빙과 평화의 사인을 서로에게 마구 쏘아 보냈을 것이다.
어설피 웃음을 교환하며 미안하다, 했다. 그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던 무른 적의가 날름 혹은 넙죽이 제 남은 기를 꺾어주더라. 덕분에 상념 없이 편히, 잠들 수 있었다(어차피 꼭뒤에 베갯잇 닿자마자 곯아떨어졌으려나?;;).
5.
미드 <더 웨스트 윙>을 뒤늦게 본다(우리에겐 왜 이런 정치 드라마가 없을까). 시즌7까지나 돼 한해 동안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겠다. 2012년엔 드라마 섭렵하느라 밤을 패는 짓 따윈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기에 당장은 이것 하나만 접수.
6.
'매일 30분 러닝머신'은 현재까지 잘 지키고 있다. 몸무게가 1kg 늘었다. 몸피는 약간 줄었다(근육과 지방이 이렇게나 빨리 재편성될 만큼 오랜 시간 강도 높은 운동을 하지도 않았는데).
벨트 위를 자박자박 산책하듯 걷는다. 조용한 걸음에 정갈한 음악. 생각이 들고 나는 것을 주시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 팔목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팔을 무작스레 휘두르며 걷는, 이른바 파워워킹이란 걸 하던 때는 몰랐던 은근한, 기분 좋은 고양감.
걷기 위해 생각하는지 생각하기 위해 걷는지 구분할 수 없게 돼버렸다.
7.
차렵이불 옳다옹

극세사는 싫다옹!
디카가 사망하셔서 스마트폰을 샀다. 이렇게 문명의 끄트머리를 더듬어가는 거.
해갈이라도 하는 모양 사진을 찍어내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온갖 세간붙이로 휴대폰이 그득해지고서야 루팅이란 걸 했다. 카메라도 무음으로 설정하고, 한겨레 가판대와 이오타라는 메모장을 비롯해 몇 가지 앱도 설치하고.
맛폰과의 첫 하루는 그렇게 총총.
2.
진통제 두 알로 생리통을 맞이한다. 통증이 가라앉고 여느 때처럼 정신이 아물아물 흐려진다. 이런 걸 보면, 감각의 영역 변두리 어디쯤 내 몸 한 조각이 주먹을 부르쥐고 통증을 견뎌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진다. 유달리 시장기가 이르게 내려앉고, 곤한 눈꺼풀을 밀어 올릴수록 눈자위가 점점 더 떼꾼해지는 걸 보면.
3.
음악을 듣다가 두 정거장이나 지나쳐 내렸다. 한 번에 하나씩 하지 않으면 이도저도 못하긴 하지만, 버스 타는 게 뭐라고. 여하간, 여자들이라고 죄 멀티태스커는 아니라고. -_-
4.
W가 이 집으로 들어온 이래 처음으로 다투었는데, 민망하리만치 서둘러 화해를 해버렸다. W도 나도 짐짓 고집스레 투명인간 놀이를 하거나 신경전 벌이며 감정소모를 하는 데는 취미가 없어진 것 같다. 정력적인 자존심 대결이 사치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우리의 손과 발이 분주한 탓이겠지(요즘 기특하게도 시곗바늘에 걷어차여 가며 몸을 놀리지 않고 있다. 내가 먼저 재게 움직인다. '새해'라는 약발에 어찌나 거나하게 취했던지 피로감조차 게으름만큼 달콤할 지경이다). 곧 연휴라서 화해하지 않았더라면 싸늘한 공기와 더불어 서로의 존재감을 버거워하며 사흘 내리 동고
어설피 웃음을 교환하며 미안하다, 했다. 그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던 무른 적의가 날름 혹은 넙죽이 제 남은 기를 꺾어주더라. 덕분에 상념 없이 편히, 잠들 수 있었다(어차피 꼭뒤에 베갯잇 닿자마자 곯아떨어졌으려나?;;).
5.
미드 <더 웨스트 윙>을 뒤늦게 본다(우리에겐 왜 이런 정치 드라마가 없을까). 시즌7까지나 돼 한해 동안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겠다. 2012년엔 드라마 섭렵하느라 밤을 패는 짓 따윈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기에 당장은 이것 하나만 접수.
6.
'매일 30분 러닝머신'은 현재까지 잘 지키고 있다. 몸무게가 1kg 늘었다. 몸피는 약간 줄었다(근육과 지방이 이렇게나 빨리 재편성될 만큼 오랜 시간 강도 높은 운동을 하지도 않았는데).
벨트 위를 자박자박 산책하듯 걷는다. 조용한 걸음에 정갈한 음악. 생각이 들고 나는 것을 주시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 팔목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팔을 무작스레 휘두르며 걷는, 이른바 파워워킹이란 걸 하던 때는 몰랐던 은근한, 기분 좋은 고양감.
걷기 위해 생각하는지 생각하기 위해 걷는지 구분할 수 없게 돼버렸다.
7.
차렵이불 옳다옹
극세사는 싫다옹!
8.
이쁜짓.

